비[1] 비(1) 솔잎마다 묻은 뻐꾸기 눈물 외딴 산 속 오솔길에서 한쪽으로 비켜서는 중년 여인의 마음. 봄 가뭄 내내 참고 있다가 하늘 덮는 먹구름 보며 가슴 쓸었는데 어디 감추었던 말 못할 사연을 온 산 가득 섬광처럼 흩뿌렸는가.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15(1Sheet) 서울詩壇 시선[11] 저자 ; 李 鎭.. 화통의[고문, 고 시조]시! 2018.03.01
삶 삶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고귀한 사랑을 키웠던 이는 싸늘한 탄창을 만질 때마다 무엇을 생각했을까. 눈앞에 오가는 적군을 봤을 때 그가 먼저 총부리를 겨누었을 때 뭐가 먼저 떠올랐을까. 한없이 사악해지며 타락하는 인간을 그리워하는 나는 오늘도 전쟁보다 ..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내 모든 것을 아시는 당신은 내 모든 것을 아시는 당신은 당신이 침묵한 이유를 모르고 여태 떠들어 댔습니다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한 채 뽐내며 자랑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조용히 웃기만 했읍니다 참 무력하게도 당신은 그르고 나는 옳을 줄, 그렇게 알았습니다. 정히나 삐뚜로 나갈라치면 그때서 가끔 걸음을 세..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비[1] 비(1) 솔잎마다 묻은 뻐꾸기 눈물 외딴 산 속 오솔길에서 한쪽으로 비켜서는 중년 여인의 마음. 봄 가뭄 내내 참고 있다가 하늘 덮는 먹구름 보며 가슴 쓸었는데 어디 감추었던 말 못할 사연을 온 산 가득 섬광처럼 흩뿌렸는가.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15(1Sheet) 서울詩壇 시선[11] 저자 ; 李 鎭..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아버지의 유산 아버지의 遺産 아홉 살 먹던 해 진눈깨비 날리던 날 몸보다 한 뼘씩은 큰 베옷을 입고 숭숭 뚫린 바람 속에 영문을 모르는 채 상여를 따랐다 두 발 자국 가면 한 발자국 물러나고 굼벵이보다 더디게 간 것은 40을 갓 넘긴 죽음일까. 맏 상주의 백치미였을까. 움푹 패인 무덤 속을 들여다보..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참! 안 맞는 사이 참 안 맞는 사이 우리는 참 너무 달라요. 당신은 의연한데 나는 나약하고 당신은 진실한데 난 거짓투성이고 당신은 성실한데 난 꾀부리고 당신은 과묵한데 난 수다쟁이고 당신은 아름다운데 나는 추하고 당신은 모두가 바른데 난 글러요. 그런데도 당신은 내게 맞추며 살아요. 제 주장은 ..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아무 것도 아니여! 아무 것도 아니여! 태어난 것이 내 뜻이 아니고 죽는 것 내 맘이 아니니 산다는 것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여. 한 마흔쯤 되어 철들었는가 싶으면 금세 귀밑머리 희어지는 것인데 돈 모은다고 아웅다웅하는 것이 별것 아니여 어렵사리 적금붓고 몇 년지나 목돈 만지면 어느새 집값 땅값 올..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서울 딸! 서울 딸 새까만 얼굴로 아주머니 한 분이 손을 흔든다 설 쇠고 가는 딸 탄 버스. 저 녀석 인제 가면 팔월에나 오겠지 공장 다녀 번 돈 채곡채곡 부치더니 이번엔 내내 말이 없다가 오래오래 살라는 덕담이 귀에 감긴다. 산비탈 밭 부쳐 먹느라 가르치지도 못했는데 작년보다 더 까칠해졌다..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월급 월 급 월중에 받은 삯 월말쯤에 바닥나서 다음 달 초부터는 이리 꾸고 저리 꾸고 평달의 적자는 보너스로 겨우 갚아 그래도 죽지 않으리 만큼은 주니 그저 고맙고 낡은 것이지만 걸칠 한 벌 양복 있으니 신사는 신사다 하긴 재주 없는 몸 이 정도도 과분하다만 어디가면 이 돈 주고 누가 .. 카테고리 없음 2012.02.28
아내 아 내 십년 넘게 살을 부벼 모난 곳 다 닳고 싸우면서 닮아버린 또 다른 나를 화장기 없는 새벽에 본다. 돌아눕는 뒷모습에 흰 머리가 늘어 파릇한 신혼은 까마득한데 코고는 소리에 피곤한 어제가 삭히고 업어가도 모를 잠 굵어진 허리만큼 풍성한 내일을 잉태한다.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카테고리 없음 201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