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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유산

단양의 화통 2012. 2. 28. 11:52

 

 

 

아버지의 遺産

 

 

아홉 살 먹던 해

진눈깨비 날리던 날

몸보다 한 뼘씩은 큰 베옷을 입고

 

숭숭 뚫린 바람 속에

영문을 모르는 채 상여를 따랐다

두 발 자국 가면

한 발자국 물러나고

굼벵이보다 더디게 간 것은

40을 갓 넘긴 죽음일까.

맏 상주의 백치미였을까.

 

움푹 패인 무덤 속을 들여다보고

무서워 고개 돌릴 때

옆에 지핀 화톳불이 눈에 매웠다

 

첫 삽을 퍼붓고

눈물 훔치는 아버지의 친구가 의아해

멍하니 바라보다

어서 집에 가고만 싶었다

달고질하고

봉분 만들고

떼 입히고..........

그렇게 의미 없이 아버지는 가셨다.

 

30년 후

장인과 처남사이로

잊어버린 아버지가 나타 나셨다

, 아버지!

낯선 호칭 앞에서

단란한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 아버지의

음성도

얼굴도

체취도 모른다.

 

아홉 살 바기 내 새낀

서른은 넘어서

베옷을 입혀주마

못나도 오래 사는 것이

자식위한 길일 터

무릎에 안긴 녀석을

아프게 끌어안았다.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33~35(3Sheets)

서울詩壇 시선[11]

저자 ; 李 鎭榮

2000101011

펴낸 곳 ; 문예운동

 

20110117

 

의정부 집에서  

신영섭 올림.

 

 

저자 이 진영은 신영섭의 죽마고우로서  

충북 도 교육위원회 장학사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충북 단양의 매포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