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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니여!

단양의 화통 2012. 2. 28. 11:45

 

 

 

아무 것도 아니여!

 

 

태어난 것이

내 뜻이 아니고

죽는 것

내 맘이 아니니

산다는 것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여.

 

 

한 마흔쯤 되어

철들었는가 싶으면

금세 귀밑머리 희어지는 것인데

돈 모은다고 아웅다웅하는 것이

별것 아니여

어렵사리 적금붓고

몇 년지나 목돈 만지면

어느새 집값 땅값 올라 있으니

아무것도 아니여

 

 

잽싸게 대출받아

허덕허덕 갚아 가노라면

이것 저것 다 접어 두어야 하니

고달픈 세월만

속절없이 가는 것이여

돈이란 게 많아야 얼마일 것이며

그래봐야 사는 맛도 아닌 것을

번연히 알면서 아둥바둥 사는 인생

겨우 직장 잡아서 출세하겠다고

인간이 만든 층층대

한 칸 한 칸 올라가노라면

훌쩍 백발

다 늙은 뒤 직함이 무엇인가

먼저 가겠다고 친구들 잡아당기고

상사네 문턱 뻔질나게 드나들며

머리 조아려 큰절하고

이 줄 저 줄 갖다 대느라

케케묵은 것 들춰내고

이 모든 것을 다 이루었어도

아무것도 아니여

높은 산 위에서

저 아래 엎뎌있는 세상이

성냥갑 속의 아귀다툼 아니던가.

 

 

산다는 건

그저 잠깐

아침 안개 같은 것이여!

툭툭 털고 떠날 준비

무거운 짐 가볍게 내려놓고

언제라도 부르면

기다린 듯 달려갈

내 여혼 안심하고 맡길 곳

기도하며 살 일이여

짙은 어둠 몰려오기 전

부지런히 부지런히

버리며 살 일이여!

진리 안에서 훌훌

자유롭게 살 일이여!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120~122(3Sheets)

서울詩壇 시선[11]

저자 ; 李 鎭榮

2000101011

펴낸 곳 ; 문예운동

 

20110117일 

 

의정부 집에서  

신영섭 올림.

 

 

 

저자 이 진영은 신영섭의 죽마고우로서

충북 도 교육위원회 장학사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충북 단양의 매포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에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