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의 이야기

'절대0도에 근접한 궁극의 차가움' 극저온 분자 만들었다

단양의 화통 2020. 4. 19. 19:59



'절대0도에 근접한 궁극의 차가움' 극저온 분자 만들었다

2020.04.09 06:38
       


초전도체를 구현하려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절대0도에 근접한 분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초전도체를 구현하려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절대0도에 근접한 분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의 국내 연구자가 금속 분자를 다른 금속 원자와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극저온 분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양자컴퓨터 등 입자를 자유자재로 제어해야 하는 분야나,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갖는 재료를 만들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형목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연구원과 울프강 케털리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줄리아나 박 연구원팀은 나트륨-리튬 분자와 나트륨 원자를 서로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모든 입자가 움직임을 멈추는 ‘궁극의 저온’인 절대0도(0K)에 근접한 500만 분의 1K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8일자에 발표했다. 


      절대 0도(0K)는 분자나 원자 등 입자의 에너지가 최소가 되는 온도다. 이 때 입자는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춘다. 이 상태에서 입자는 움직임이 느려져 입자를 하나하나 제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입자를 이용해 막대한 양의 계산을 동시에 빠르게 처리하는 양자컴퓨터나 분자나 원자의 양자역학적 변화 등을 연산해 양자회로나 물질 구현에 활용하는 특수한 목적의 양자컴퓨터인 양자시뮬레이터 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차갑고 느려진 입자가 한 덩어리로 모이면 또다른 특성이 나타난다. 입자 가운데 ‘보존’으로 분류되는 입자들은 같은 양자역학적 상태를 지니는 수많은 입자들이 모여 마치 한 덩어리처럼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기이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액체인데 끈적이는 성질(점성)이 전혀 없어서 스스로 컵이나 벽을 타고 기어올라 넘치는 ‘초유체’나, 저항이 없이 전류가 흐르고 외부 자기장에 반발해 밀어내는 성질을 지닌 ‘초전도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 초전도체는 사물을 공중부양시키거나 효율 높은 전자기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런 장점 때문에 극저온의 분자 또는 원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널리 시도되던 방법은 분자를 더 차가운 원자로 둘러싸 서로 충돌시키는 방법이다. 원자와 분자 가운데 원자가 극저온을 만들기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아래 참조). 차가운 원자가 냉장고처럼 작용해 분자의 에너지를 빼앗으면 극저온 분자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아이디어는 쉬운데 실제로 실험하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분자와 원자는 ‘스핀’이라는 양자역학적 성질을 갖는다. 연구팀은 "스핀을 잘 통제하지 않으면 분자와 원자의 충돌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분자가 충돌에 따른 가열로 온도가 오르기도 했고,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손 연구원팀은 분자와 원자의 입자의 스핀을 일치시키는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험을 계획했다. 레이저와 자기장을 마치 ‘덫’처럼 이용해 나트륨과 리튬 원자를 가두고 온도를 낮췄다. 그 뒤 에너지가 높은 원자를 극초단파로 제거하고 남은 원자들을 서로 충돌시킨 뒤 다시 레이저 덫에 옮기는 방법으로 온도를 50만 분의 1K까지 낮췄다. 나트륨과 리튬 원자가 결합하기 좋은 온도다.

 

     그 뒤 레이저의 주파수와, 또다른 양자역학적 특성인 편광을 조절해 분자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극초단파를 가해 분자를 만든 뒤 남은 나트륨 원자의 스핀을 나트륨-리튬 분자의 스핀과 일치시켰다. 손 연구원은 “이후 레이저의 출력을 낮춰 ‘덫’을 느슨하게 해 에너지가 높은 원자를 제거했다"며 "그 결과 원자의 온도가 낮아졌고, 이 원자가 분자와 충돌하며 마치 냉장고처럼 열을 빼앗아 분자의 온도를 500만분의 1K(200nK, 나노켈빈. 1nK는 10억 분의 1K)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다른 입자와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분자를 나노켈빈 수준으로 냉각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자는 이 상태를 최대 1초 유지했다.


     손 연구원은 “지난 15년간 충돌을 통해 분자를 효율적으로 극저온으로 냉각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며 "입자의 스핀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분자를 냉각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충돌 방식의 냉각은 화학반응이나 가열없이 충돌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냉장고 역할의 대상을 찾아 충분한 수를 분자와 충돌하게 하면 쉽게 극저온으로 냉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극저온 분자 기술을 통해 여러 분자가 집합적으로 움직이는 상태를 구현하거나 화학반응을 양자역학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2015년, 미국 MIT 연구팀이 나트륨과 칼륨 기체를 이용해 온도를 200만 분의 1K까지 낮춘 뒤 서로 결합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림은 칼륨(오른쪽 큰 입자)과 나트륨이 결합한 모습을 물방울 모양에 빗대어 묘사한 상상도다. MIT 제공
2015년, 미국 MIT 연구팀이 나트륨과 칼륨 기체를 이용해 온도를 200만 분의 1K까지 낮춘 뒤 서로 결합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림은 칼륨(오른쪽 큰 입자)과 나트륨이 결합한 모습을 물방울 모양에 빗대어 묘사한 상상도다.  MIT 제공


●분자보다 앞선 극저온 ‘원자’ 만들기 경쟁


     분자의 온도를 낮추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이탈리아 그랑사소 국립연구소는 욕조를 가득 채울 정도인 1입방미터(m3) 크기의 구리 400kg을 15일 동안 0.006K로 얼렸다.

 

     2015년에는 마틴 즈위얼린 MIT 교수팀이 나트륨과 칼륨 기체를 200만 분의 1K의 온도로 냉각시키고, 이 상태에서 평소에는 결합할 수 없는 두 원소를 인위적으로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다(위 그림). 연구팀은 마치 날아가는 축구공을 수많은 구슬로 맞춰 멈춰 세우듯이 빛 알갱이를 정교하게 쏘아 입자를 맞추는 방법으로 운동을 늦췄다. 또 유독 빠르게 움직이는 입자만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전체적인 입자의 에너지를 낮췄다. 두 입자의 속도를 초속 수cm 수준으로 늦췄고, 자기장을 이용해 서로 결합시켰다. 이 인공물질은 약 2.5초 존재한 뒤 사라졌다.


     원자는 분자보다 극저온 상태로 만드는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다. 1949년 처음으로 1K보다 낮은 온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재 인류가 만든 가장 낮은 온도는 1999년 핀란드 알토대 연구팀이 만든 100억 분의 1K(100pK, 피코켈빈)이다. 냉각기로 금속인 로듐 기체에서 열을 빼앗아 온도를 극단적으로 낮췄다. 다만 이 때에는 핵스핀의 온도만 낮춘 반쪽짜리 결과였다. 기체 자체의 온도를 낮춘 기록은 200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MIT가 기록한 20억 분의 1K가 최고 기록이다.


     현재 인류는 100pK보다 낮은 온도까지 도전 중이다. 이 온도는 지상이 아닌 400km 상공의 우주공간에 꾸린 실험실에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저온원자실험실(CAL)’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렸다. 이곳에서 기존 기록보다 다시 100분의 1 차가운 온도인 1pK의 저온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는 지구 중력의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원자들이 보다 이상적인 형태로 응집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2020년 04월 19일


4.19 학생의거 기념일에

충북 단양의 장촌말 집에서


단양의 화통 /  6K2FYL 신영섭이가



동아사이언스

'절대0도에 근접한 궁극의 차가움' 극저온 분자 만들었다

2020.04.0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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