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函]!,
결혼을 앞두고 신랑이 신부 집에 보내는 감사의 표시.
옛날에는 짚이나 천, 나무, 가죽, 종이 등을 포장재료로 사용했어요
우리 조상들께서 가장 즐겨 쓴 포장 재료는 천이나 아름다운 색을 물들인 종이, 상자 모양으로 만든 나무 등이었지요.
그중 의류나 귀중품 등 생활용품이나 장식품을 주로 넣어주던 상자를 '함[函]' 이라고 불러요.
함에 옷감이나 장신구, 관모 등을 넣어 선물하면, 받은 사람은 선물과 함을 귀하게 여기며 소중히 보관했고요.
보석을 넣어두는 보석함, 실과 바늘을 넣는 실함과 바늘함, 도장을 넣어두던 인함[印函] 문서를 넣어두던 문서함, 관모를 넣어두던 관모함, 관복을 넣어두던 관복함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해요.
형태는 주로 사각형이 많았지만, 오각형과 육각형. 팔각형과 원형도 있었어요
함을 만드는 재료는 오동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이었고 겉을 장식하고 표현해 공예품으로 만들었답니다.
화각. 자개. 교피. 자수. 한지 등으로 아름다운 문양과 화려한 색채를 넣었지요.
혹시 동네에서 "함 사세요!" 라고 외치는 소리 들어본 적 있나요?
대체 무슨 함을 사라고 그렇게 동네방네 큰 소리로 외치는 걸까요?
바로 혼례를 앞두고 신랑집에서 신부 집에 보내는 함이랍니다.
전통 혼례 절차 중 신랑집에서 신부 집에 서신과 예물을 본내는 '납폐[納弊]' 가 있어요.
이때 서신과 예물을 함에 넣어 보내었기에 납폐를 '함 보내기' 라고도 불렀어요.
함에 넣은 서신은 혼서[婚書]나 혼서지[婚書紙]라고 하는데, 신랑 집 큰 어른이나 신랑의 아버지가 신부 댁에 "딸과 결혼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란 내용을 정중하게 적은 편지랍니다.
깨끗하고 두꺼운 종이에 싸서 봉투에 넣고 네 귀퉁이가 금박으로 장식된 검정 겹 보자기에 싸서 함에 넣지요.
납폐 때 신랑집에서 신부 집으로 함에 넣어 보내는 예물을 '채단[采緞]' 이라고 해요.
청색, 홍색 비단과 명주실을 준비하고, 청색 비단은 홍색 종이에 싸서 청색 실로, 홍색 비단은 청색 종이에 싸서 청색 실로 묶어서 보내지요.
다섯 가지 색깔 주머니인 '오방주머니' 도 함께 넣는데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주로 자손과 가문의 번창을 기원하는 목화씨, 잡귀와 부정을 쫓는 팥, 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노란 콩, 백년해로를 바라는 찹쌀, 절개와 순결을 상징하는 향 나무 깍은 것 을 넣는다고 해요.
함은 포장이 끝나면 신부 집에 전달 될 때까지 바닥에 절대로 내려 놓지 않았다고 해요. 혼인을 축하하는 귀하고 복된 물건이기 때문이지요.
신부 집에서 함을 받을 때에도 그냥 바닥에 내려놓지 않고 떡 시루 위에 올려 받았답니다.
화각[畵角. 華角]; 쇠뿔을 얇게 펴서 채색 그림을 그린 뒤, 이를 목기물 위에 붙여 장식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공예 기법이나 제품.
자개; 금조개 껍데기를 썰어 낸 조각. 빛이 아름다워 여러가지 모양으로 잘게 썰어 가구를 장식함.
교피[鮫皮]; 말린 상어 가죽. 칼 자루에 감거나 물건을 닦는데 씀.
자수[刺繡]; 옷감이나 헝겊에 여러가지 색실로 그림. 글자. 무늬 등을 수 놓는 것.
2013년 07월 02일
조선일보 제28771호[2013.07.02]
A28면 하단부
상식 쑥쑥 역사의
지호진 어린이 역사 전문 저술가의
기사를 복사하여
의정부 집에서
화~수요일 휴무중에
01일차 휴무 진행중인
단양의 화통 / 6K2FYL. 신영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