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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파수를 점유하라.
주파수 경매, 승자의 저주? 해외 통신사들 살펴보니…
매출액 두 배 이상 지불하기도… KT 특혜 논란, 1조원 육박해도 매출액 대비 4% 수준
[미디어 오늘이정환 기자] 황금 주파수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8월 말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통신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경매 낙찰가가 어느 정도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MHz 폭의 낙찰가가 최대 1조원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돈다. 벌써부터 특정 업체 특혜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과열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10년 업계 판도를 뒤흔들 초대형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다.
최대 쟁점은 KT 인접 대역인 1.735~1.745GHz 대역이다. KT는 1.745~1.755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역을 가져가면 이르면 9월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광대역 서비스를 하려면 2년동안 최대 3조원 가까이 설비투자를 쏟아 부어야 한다.
KT에 날개를 달아주느냐, 발목을 잡느냐, 8월 말이면 결판이 나게 된다.
할당 대상 주파수 현황 | ||
결국 관건은 가격이다. 특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면 제 가격을 받고 팔면 된다.
KT가 정말 이 주파수 대역에 목을 맨다면 충분히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고 SK텔레콤 입장에서도 KT에게 이 주파수 대역을 넘겨주지 않으려면 KT 보다 더 비싼 가격을 부르면 된다.
그러나 업체들끼리 적당히 눈치를 보면서 어느 수준 이상으로 부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0년 5월 4G 주파수 경매를 했던 독일은 800MHz 대역 20MHz 폭이 최대 12억 유로에 낙찰되기도 했다.
1.8GHz 대역에서는 우리나라 최근 상황처럼 T모바일이 인접 대역을 가져가는 문제를 두고 통신사들 사이에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결국 30MHz 폭이 6,130만유로에 낙찰됐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 5월 2.6GHz 대역 경매에서 40MHz 폭이 최대 2억8700만유로에 낙찰되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8월 1.8GHz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가 8라운드까지 가는 경쟁 끝에 SK텔레콤이 20MHz 폭을 9,950억원에 낙찰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승자의 저주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환율이나 물가를 감안해도 결코 큰 금액이 아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해 SK텔레콤의 매출액은 15조4354억원, 매출액의 6.5% 수준인 주파수 대금은 10년에 걸쳐 나눠서 내게 돼 있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0년 보다폰이 30MHz 폭을 최저 경쟁가격 보다 54배나 많은 98억유로에 낙찰 받았다. 우리 돈으로 14조원, 그해 매출액 46억유로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미국에서도 2007년 버라이존이 700MHz 대역 30MHz 폭을 96억3000만달러에 낙찰 받은 바 있다. 그해 버라이존의 매출액은 527억달러였다. 매출액 대비 18%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상대적으로 엄살이 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주파수 현황 및 경매 예상 대역. ⓒ동양투자증권. | ||
업계에서는 주파수 낙찰 가격이 매출의 10~15% 정도면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주파수 경매 직후 이석채 KT 회장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1.8GHz 가격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치렀지만 승자의 저주는 없었고 오히려 1.8GHz 대역을 포기한 KT는 LTE 서비스가 늦어져서 한동안 어려운 경쟁을 치러야 했다.
KT가 이번 주파수 경매에 사활을 걸고 덤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8GHz 인접 대역을 확보하면 '두 배 빠른 LTE'를 내세워 SK텔레콤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KT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도 뜨거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KT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문과 SK텔레콤을 대변하는 신문이 갈려서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이 우선이라느니,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느니,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번에 경매는 밀봉 입찰 방식으로 임대 기간은 8년이다. 최저 경쟁가격은 1.8GHz 대역 35MHz 폭이 6,989억원, 15MHz 폭이 2,880억원부터 시작한다. 2.6GHz대역 각 40MHz 폭은 4,938억원부터 시작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애초에 오름 입찰이 아니라 밀봉 입찰 방식을 도입한 것부터 업계 요구를 반영, 과열경쟁을 원천 차단하려는 미래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격을 높여 받으려는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영국 주파수 경매 결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 ||
원형운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1년 주파수 경매가 과열됐던 건 라운드를 거듭할 때마다 금액이 올라가는 오름입찰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의 입찰로 끝나는 밀봉입찰 방식이라 입찰 방식만 바뀌지 않는다면 2011년 같은 과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파수 최저 경쟁 가격도 2011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결정돼 있고 국회에서도 경쟁 과열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어 비용 측면에서 우려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반면, 최남곤 동양투자증권 연구원 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KT가 인접 대역을 가져가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면 보조금 확대와 요금 인하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이 더 큰 비용을 유발할 거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KT 인접 대역이 경매에 나올 경우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낙찰 가격이 크게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춘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은 "시장 경쟁을 왜곡시키지 않도록 입찰 제한과 주파수 총량제 등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파수 경매는 자본력 있는 사업자에 의한 주파수 매집과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다. 안 연구원은 "총량 상한 및 적정 대역폭을 완화하고 다양한 대역폭을 경매해 사업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경매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업계에서 호들갑을 떠는 것과 달리 실제로 우리나라 주파수 경매는 외국에 비교해서 터무니 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의 과열경쟁 우려는 지나치다"는 이야기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사무국장은 "가장 바람직한 건 경매제가 아니라 정부가 적정 가치를 정해서 할당하는 방식"이라면서 "애초에 주파수 할당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주파수 낙찰 가격이 높아지면 요금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6조3000억원과 23조7900억원,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160억원과 1조1110억원에 이른다. 설령 낙찰 가격이 1조원을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최대 10년에 걸쳐 나눠 내기 때문에 결코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전 이사는 "통신사들의 과장된 주장을 언론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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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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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화통 / 6K2FYL. 신영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