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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양의 화통 2011. 1. 17. 14:37

 

산행

 

 

식당 집 삽살개가 버릇대로

술 한잔 청한

나그네 발 밑에 와

앞발을 치켜들고 낑낑 거리며

먹을 걸 달란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루종일 저 높은 산을

혼자 갔다 왔는지 알지도 못하고.

 


하찮은 안주 한 조각을

반가이 줏어 먹고는

쉴새없이 꼬리를 궁둥이 째로 흔든다

 

천근같은 내 발에

아주 작은 제 발을 얹어 놓고서.

 


그래 너처럼 살아야지

태산같은 인생을 다 털어버리고

쬐끄만 복을 겨워하며

온몸으로 감사해야지

 


어디 먼 곳으로 떠나갔다가

가진 것 다 털어 먹고

 

옛 집 앞에 다시 와서

우물쭈물 들지 못하다가

그때까지도 있던 누렁이 짓는 소리에

사립문이 열리고

그저 그렇게 생겨먹은 식구들이 반가워서

꺽꺽 목 놓아 울어버린

 


.

.

.

3류 산행 이었다.

 

 

 

 

 

다시 보게 하시고 page 29~30(2Sheets)


서울詩壇 시선[11]

저자 ; 李 鎭榮

2000년 10월10일 1판 1쇄

펴낸 곳 ; 문예운동

 

2011년 01월 17일


의정부 집에서

단양의 화통  / 6K2FYL. 신영섭 올림.

 

저자 이 진영은 신영섭의 죽마고우로서

충북 도 교육위원회 장학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