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기요금 명세서 받으셨나요. 폭탄을 맞으셨나요. ‘전기요금 폭탄’이란 말을 매일 쏟아내던 언론사도 가을에 접어드니 조용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읍니다. 과학으로 풀어본 에어컨 전기요금 절약법입니다.
외출할 경우에는 에어컨을 켜놓고 가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조언이 많읍니다.
왜 그럴까요.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면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면 더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는 뻔한 답뿐입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읍니다. 개념은 간단합니다. 우선 비열과 밀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우는 간단한 개념입니다.
비열은 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높이거나 내리는 데 필요한 열량 을 말합니다.
물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데 1 칼로리[cal]가 필요합니다. 물은 다른 물질과 비교해 비열이 높은 편입니다. 다른 물질의 비열은 다음과 같읍니다.
철(0.11), 유리(0.2), 공기(0.24)입니다. 여름 해수욕장에서 바닷물보다 모래가 더 뜨거운 건 비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태양 빛을 받아도 비열이 낮은 모래가 훨씬 더 뜨거워지는 원리입니다.
그렇다면 아파트 등 가정집 대부분을 차지하는 콘크리트의 비열은 어떨까요. 0.27로 공기(0.24)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에어컨으로 공기와 콘크리트의 온도를 1도 낮추는데 비슷한 전기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공기와 콘크리트는 밀도에서 큰 차이가 있읍니다. 공기 밀도는 온도와 기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225㎏/㎥ 수준입니다. 공기 1㎥를 모으면 무게가 1.3㎏ 수준입니다.
자! 이제 거의 다 왔읍니다. 같은 부피라고 가정했을 때 콘크리트와 공기 중 에어컨으로 온도를 1도 낮추는 데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한 물질은 무엇일까요? 답은 콘크리트입니다. 비열은 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뜻하는 것이니 두 물질이 같은 부피라고 가정하면 비열과 밀도를 곱해 비교하면 됩니다. 공기보다 콘크리트가 더욱 단단하게 뭉쳐있는 물질이니 온도를 낮추거나 높일 때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셈입니다.
에어컨으로 단순히 집안 공기의 온도만 낮춘다고 가정하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읍니다. 하지만 낮 동안 콘크리트 곳곳에 축열 된 온도를 낮추기 위해선 에어컨을 쉴새 없이 돌려야 합니다. 뜨거워진 콘크리트가 집안 공기를 데우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2~3시간 수준으로 짧은 외출을 할 경우에는 에어컨을 켜놓는 게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결론은 실험으로도 증명됩니다. LG전자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18평형 인버터 에어컨으로 전력 소모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읍니다. 실내온도 33도인 방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희망온도를 26도로 설정했읍니다.
에어컨을 켠 뒤 첫 1시간의 전력 소모는 0.8kWh이었지만 희망온도에 도달한 다음에는 전력 소모가 0.4kWh로 줄었읍니다.
에어컨을 처음 켰을 때 전력 소모가 큰 건 건물에 축열된 열에너지를 낮추는 데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희망온도에 도달했다는 건 집 안 공기와 이를 덥히는 콘크리트의 온도도 내려갔다는 걸 뜻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켰다 껐다를 반복하면 전력을 더 소모하게 된다"며 "일정 온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절전에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2018년 09월 29일
충북 단양의 투구봉 주유소에서
단양의 화통 / 6K2FYL. 신영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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